달 먼지가 우주비행사에게 위험한 이유
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달의 표면은 고운 회색 모래처럼 보인다. 하지만 실제 달 먼지는 단순한 ‘흙’이 아니다. NASA 우주비행사들이 달 탐사를 마치고 가장 먼저 경고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달 먼지의 위험성이었다.

달 먼지는 왜 특별할까?
달의 흙은 ‘레골리스(regolith)’라고 불리며, 수십억 년 동안 운석 충돌로 잘게 부서진 암석 가루다. 지구의 흙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물과 공기가 없었다는 점이다. 지구에서는 바람과 물이 입자를 둥글게 만들지만, 달 먼지는 그렇지 않다. 그 결과, 현미경으로 보면 칼날처럼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.
우주비행사의 건강을 위협하는 먼지
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달 탐사 후 “달 먼지 냄새가 탄 화약 같다”고 표현했다. 이 먼지가 우주복에 붙어 우주선 내부로 들어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. 날카로운 입자가 폐로 흡입될 경우 호흡기 자극, 염증,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. 실제로 일부 우주비행사는 달 탐사 후 눈과 목의 강한 자극 증상을 겪었다고 보고했다.
장비까지 망가뜨리는 달 먼지
달 먼지는 인체뿐 아니라 장비에도 치명적이다. 정전기가 강해 표면에 잘 달라붙고,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. 이로 인해
- 우주복 관절 마모
- 헬멧 시야 저하
- 태양광 패널 효율 감소
- 장비 과열
같은 문제가 발생했다. 아폴로 17호에서는 달 먼지로 인해 장비 작동 시간이 단축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.
앞으로의 달 탐사는 더 위험할까?
NASA와 여러 우주 기관은 달에 장기 체류 기지를 계획하고 있다. 하지만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달 먼지 노출 위험은 커진다. 이를 해결하기 위해
- 먼지가 달라붙지 않는 특수 코팅
- 우주복 외부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에어샤워
- 밀폐형 거주 모듈
같은 기술이 연구 중이다.
달은 낭만적이지만, 결코 안전하지 않다
밤하늘에서 보는 달은 아름답고 고요해 보이지만, 그 표면은 인간에게 매우 가혹한 환경이다. 특히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달 먼지는 우주 탐사의 가장 현실적인 위협 중 하나다. 미래의 달 여행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, 이 작지만 날카로운 먼지를 극복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될 것이다.